Travel/2009 Latin America

남미 서부 여행기 (25) - Day12, 세계 최대 노천 구리광산 Chuquicamata

좌익수뒤로 2014. 9. 14. 22:14

(2010년 7월 26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하루만에 숙소 환경이 월등히 좋아진 상태에서, 거의 10시간동안 숙면을 취할 수 있었습니다. 오늘의 일정은 옆 도시 깔라마(Camala)로 이동, 노천 구리광산 투어 후에 항공편으로 산티아고로 이동하기.

일반적으로 산 페드로->산티아고 이동을 버스로 많이들 하시는데, 아무리 편한 풀까마(Full Cama) 버스라도 24시간동안 버스 안에서 이동하면 질식할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 미리 항공편을 알아보았습니다. 산 페드로에서 1시간 반 거리에 있는 깔라마에 공항이 있고, 산티아고까지 매일 항공편이 있더군요. 하루를 버는 셈이 되는데다, 미리 예약해 두면 가격차도 크지 않아서, 망설이지 않고 항공 이동으로 결정.


숙소를 나와 괴이한 던전 입구로


상가로 보이는데 아침이라 아직 모두 closed..


저 뒤는 사실 인조축구장.





Calama까지 버스비는 2,500페소. 9시 반 차에 탑승하여 11시에 도착하였습니다. 여기도 딱히 정류장이라기 보다는 그냥 큰길가에 덜렁 내려주네요.


길가에 덜렁 내려서...


도로 이름과 론리플래닛 지도를 매칭해가며 중앙 공원까지 도보로 이동



지구 반대편 인구 10만 도시에 별의별게 다 들어와있군요...


다운타운(..)



어디서 차를 타야 하나 한참 찾아보니...





여기가 바로 추키카마타(Chuquicamata) 가는 택시 정류장. 갈 사람이 3명 이상 모이면 기다리던 기사가 승객 집어넣고 출발합니다. 20여 분 거리에 1인당 1,500페소.



...문제는 시간을 잘못 봐서 무려 12시 반에 차를 타고 와버렸다는 게... 광산투어는 2시부터 시작입니다.



광산회사 입구. 허허벌판에 아무것도 없음 -_-


...그냥 나무그늘 밑에 앉아서 1시간을 무료하게 보냈습니다


정말 아무것도 없음



추키카마타(Chuquicamata)는 세계 최대 규모의 노천 구리광산으로, 칠레의 국영 광산회사 코델코(CODELCO, Corporación Nacional del Cobre de Chile)가 운영하고 있습니다. 사회 공헌의 일환으로 평일 매 2시부터 무료 광산 투어를 진행중입니다. 포스코나 현대중공업도 비슷한 프로그램이 있지요.

알고보니 미리 예약을 하고 갔어야 하는 시스템이었으나, 투어 예약자가 버스 한 대를 가득 채우지 않는 한 그냥 온 사람도 같이 데리고 갑니다. 예약해야 되는 지는 몰랐지...


무료한 동양 청년을 구제해주신 구원자 버스느님



회사 정문으로 들어가 10분 정도 이동하더니, 어딘가에 하차해서 사람들을 건물로 몰아넣습니다.


광산과 구리에 대한 간단한(?) 브리핑


열변중인 가이드누님. 스페인어와 영어 한번 씩 설명하는데, 발음이 무척이나 또렷했던 기억이..


이것이 구리(Copper)로다!




브리핑이 끝나고 건물 밖으로 나옵니다. 관광객 빼곤 아무도 살지 않아 마치 영화 세트장 같은 마을 건물들이 여기저기 서 있는데... 2007년 12월까지 사람이 살던 마을이었다고 합니다. 광산 분진 등에 의한 건강 문제로 광부 가족들을 모두 깔라마 시내로 이주시키고, 이제는 텅 빈 건물만이 을씨년스럽게 남아 있는 것이지요.




예비군 향방 시가전 훈련장 같은 느낌 -_-






약간 체르노빌 삘이 나네요 -_-



거대 구리 기념바위


가이드누님께서 바닥에 깔린 돌 아무거나 기념품으로 가져가라는군요


구리성분 잔뜩...


사장님 동상은 아닌거 같고...


이제는 엑소시스트에 나오면 적절할 느낌의 교회(or성당)



대강 마을을 한바퀴 둘러보고... 다시 버스에 올라 이제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노천광산 본진으로 이동합니다.


버스!


창밖의 장소에선 모종의 음모가 진행중


구리 정제소가 아닐까 추측해봅니다. 버스안에선 스페인어로만 설명해서 -_-




로타리(..)의 '삽질하는소년' 상


좀 더 가까이..


폭풍간지 수송트럭. 남자라면 한번쯤 몰아보고 싶지 않겠습니까...


저 바퀴 지름이 3미터입니다 -_-b


노천광산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하고...


와중에 트럭 드리프트(설마)


드디어...



드디어 장엄한(?) 구리 노천광산이 모습을 드러냅니다. 



모두 하차. 반드시 헬멧을 착용해야 합니다.


전망대로 올라가 보면...


오오


저게 아까 그 트럭입니다 -_-


맨바닥 줌 당겨서 한 장.






이 사진으로 크기가 가늠이 안되신다면...


관광버스보다 크며... 그래도 비교가 안되신다면


뒤에 따라가는 차와 보통트럭과의 비교를...



사실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데, 압도적인 스케일에 그만 감동해버렸습니다. 거대한 땅구덩이 속으로 빨려들어가는 묘한 느낌 속에, 그 안을 꼼지락거리는 트럭들의 모습은 인류 문명이 쌓아올린 정수를 여과없이 보여주고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산 페드로에서 이곳을 그냥 지나치기만 하시는데, 개인적으로 꼭 방문해 보시길 추천해드립니다. 여기가 더 마추픽추 같지 않습니까? (..)



4시 경 투어가 끝났으니 2시간 정도가 소요되었군요. 깔라마 시내로 돌아와서 시내 까페에서 노닥이다가 공항으로 이동합니다. 도저히 어느 버스를 타야 할 지 몰라서 그냥 택시에 탑승 - 5천페소.


공항이 1층이네요...



마침 라운지가 있어서 무적의 PP카드로 난입 성공.


창밖이 바로 활주로.


까르비네 소비뇽 미니병으로 한 잔... 알고보니 저 사이즈 와인 한 병에 무려! 2천원이더군요.
여기가 와인천국 칠레라는 사실을 망각.





8시 반 항공기로 10시 조금 넘어 산티아고 공항에 도착하였습니다.





공항버스를 타고 Los Heroes 역으로 이동하는데 1,400페소. 여행 출발 전 검색해 보니 근처에 바로 유명한 호스텔이 있어서 편리하더군요. Hostel International Santiago (HI Santiago)입니다. 4인실 하루 숙박에 1만페소.


내일은 드디어! 여행의 하이라이트 이스터섬으로 떠나게 됩니다. 다음 편에 계속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