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09 Latin America

남미 서부 여행기 (32) - Day17, 여정의 끝

좌익수뒤로 2015. 4. 19. 20:46

(2010년 11월 7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이제는 집으로 돌아가야 할 시각.

공항에 도착하여 LAN항공 발권 카운터 앞에서 기다리는데..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빠른 스페인어로 뭐라뭐라 격앙된 말이 오가길래 주변 직원을 붙잡고 물어봤더니,

오늘 LA로 가는 항공편이 결항-_-이라는 무시무시한 대답이.
화요일에 출근해야 하는데.
나스카->쿠스코에서 버스 파업 때문에 리마로 돌아갔던 날 이후 남미에서 다시 위기는 없으리라 생각했는데.
올 것이 왔습니다.

친절이라고는 하수구에 버린 듯한 여직원과 한 시간 정도 실랑이 끝에,
저의 최종 목적지는 LA가 아닌 인천이기에,
산티아고->LA->인천 이 아닌, 산티아고->오클랜드->시드니->인천 표를 대신 받아냈습니다.
어차피 태평양 건너는 건 똑같잖아. 위로 가서 서쪽으로 가든, 서쪽으로 가서 위로 가든. 인천 도착 시각도 비슷.

덕분에 아직 가보지 못했던 오세아니아에 난데없이 발을 디뎌 보게 되었습니다.
서른이 되기 전에 6대륙을 모두 밟아보자는 꿈이 있었는데, 갑작스레 환승으로나마 목표를 달성하게 되었네요.


가본 곳들 중 한국 다음으로 (PP카드 가능한) 라운지가 잘 되어 있는 칠레 공항. 그 중의 한 곳입니다.




요기거리도 나름 훌륭. 물론 인천만한 곳은 없습니다 (두바이가 그렇게 좋다던데)


엉겹결에 오세아니아 행.



탑승 입구에서 Concha y Toro에서 구입한 와인을 빼앗깁니다. 공항에서 산 게 아니라고... 마지막에 칠레 이미지 굉장히 구겨집니다 :(

산티아고에서 저녁 11시 반에 이륙합니다. 다행히 사람이 없는 관계로 누워서 오클랜드까지 이동.
산티아고 기준 오후 12시 30분, 뉴질랜드 시각으로는 새벽 4시 반에 오클랜드에 도착합니다. 13시간의 비행.
12월 5일(토) 저녁 11시 반에 이륙하였는데, 날짜분계선을 지나 새벽에 착륙했더니 날짜가 12월 7일(월)입니다. 제 인생에서 2009년 12월 6일은 영영 사라졌군요.

항공기 청소한다고 공항으로 쫓아내길래 라운지 가서 잠이나 자자는 심정으로 내렸습니다. 근데 뉴질랜드엔 PP카드 되는 라운지가 없...네요. 알고보니 시드니에도 없음. 좌절.


오클랜드 공항 내부.




PP카드 따위는 허용하지 않는 콧대높은 오클랜드 콴타스 라운지.



5시 반에 다시 항공기에 탑승하여 4시간을 날아 호주 시드니에 도착. 시드니 시각으로는 7시 15분이네요. 
한국은 여전히 새벽 5시 15분.



멀리 보이는 시드니 시내. 나가보고 싶지만 시간이..




로얄 요르다니안 항공 이후 두번째로 충격받은 항공기 디자인.



10시 반(한국시각 오전 8;30)에 시드니에서 이륙. 코드는 콴타스인데 항공기는 아시아나입니다. 안그래도 LAN항공 코드쉐어인데 어쩌라고 -_-



한국시각 오후 6:30에 인천에 도착합니다.



2주간의 Block Leave를 틈타 무모한 일정으로 이동했지만, 어찌어찌 별 일 없이 성공하여 17일동안 남미를 여행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거대한 남미 대륙의 극히 일부만을 경험하고 왔지만, 언젠가 다시 이 매력적인 대륙을 방문할 날이 올 것이라 믿으며...

총 비용
인천 <-> 리마, 산티아고 왕복 항공권: \1,785,000
리마 -> 쿠스코 항공권: \239,133 
깔라마 -> 산티아고 항공권: \129,105
산티아고 <-> 이스터섬 항공권: \702,689
마추픽추 왕복열차: $96 - \117,165
달러 현금: $600 - \709,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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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 \3,682,892



긴 여행기 읽어 주셔서 감사합니다 (__)
작년 11월에 다녀온 여행 후기를 올 11월이 되어서야 마무리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