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ravel/2006 Eastern Africa

동아프리카 여행기 (19) - Qatar, Doha

좌익수뒤로 2014. 6. 1. 23:02

(2006년 9월 18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간신히 새벽 세시에 일어나 꾸역꾸역 짐을 옮기고 공항으로.. 


나이로비 공항 내부. 보딩 패스 끊는곳.



이번에도 역시 카타르항공~



나이로비 공항에서 뜬금없이 마주친 한글. 금바우(GoldRock) -_-a 여기 한국사람들이 많이 오던가



기내식은 여전히 기내식답습니다.



푸른 바다. 아마도 걸프해?


날개 건너로 보이는 사막과 해안가


5시간여의 비행 끝에 착륙하고 공항버스로 이동.
사진은 간지가 넘치는 로열 요르다니안 에어 항공기입니다




출국 전에 카타르 항공 홈페이지를 뒤져보면서 스톱오버 프로그램을 몇개 찾아보았는데, 안타깝게도 바로 이 기간에 프로그램이 잠시 중단되고 있었습니다. 카타르 도하에 도착시각은 오전 11시 쯤이었고 다음 비행기는 밤 12시 이륙. 반나절을 공항에서 보내야 하나 하는 끔찍한 생각에 고통스러워 하고 있을 무렵... 


항공사 직원이 다가와서 무료 호텔 서비스를 해준다고 여권을 달랍니다!!!!
..몇가지 프로세스를 거친 후 항공사 측에서 대신 fee를 내준 비자를 제공받고 공항 밖으로!



공항 입구를 나서자 보이는 풍경. 삭막해 보입니다.


06 아시안게임을 맞아 여기저기 도시 전체가 공사판.


리무진(?) 버스를 타고 이동한 곳은 Al Muntanzah 호텔.




항공사 측에서 무료료 제공하는 서비스는 호텔 대실, 점심 저녁 두끼 식사 제공이었는데, 특히 호텔에서 내어준 방이 대박이었습니다. 침대방 3개, 화장실 3개, 거실, 부엌으로 구성된 초대형 룸을 무려 두개씩이나! 케냐와 탄자니아의 그 척박한 호텔에서 자다가 이런 곳을 마주하니 더욱더 감개가 무량합니다.

중동을 거치는 항로를 이용하는 분들은 꼭 카타르 항공을 고려하시길. 스톱오버 서비스가 끝내줍니다.



TV와 소파가 있는 거실


이런 방이 3개씩이나!


아래층 식사 서비스. 걸신 든 아귀처럼 먹어치웁니다.


방에서 내려다 본 호텔 앞 차로. 역시 삭막.


호텔에서 비싼돈 주고 환전한 카타르 화폐.


호텔 로비에 걸려있는 도하 시내 지도.


아래층에 무료 컴퓨터 룸도 있습니다. 누군가 쇼트트랙 금메달을 거머쥐었군요




여기까지 온 김에 호텔에만 박혀 있을 수는 없겠죠. 도하 시내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카타르', '도하' 하면 떠오르는 것은 역시 축구가 아닐까 합니다. 일명 '도하의 기적'이라 불리우는 94년도 월드컵 진출이 대표적이고, 카타르 대표팀은 아시아지역 예선 등에서 한국 국대와 자주 맞붙고 있죠. 오일머니를 이용하여 말년의 바티스투타, 이에로, 과르디올라 등을 자국 리그에 스카웃해온 것으로도 유명합니다.

사우디아라비아의 동쪽 꼬투리 부근에 자그마하게 튀어나온 혹같이 생긴 반도를 차지하고 있는, 사막의 허허벌판 빼고는 전혀 볼 것이 없는 공국이었습니다만, 근래 오일 특수로 제2의 두바이를 꿈꾸고 있는 도시국가입니다. 2006년 아시안게임을 유치하여 한단계 도약을 시도하고 있고, 한국 건설업체들도 이곳에 꽤나 많이 진출하여 있습니다.

환율은 $1이 대략 3.6QR 정도 되니, 1QR이 한화 300원 정도(그보다는 좀 덜하지만)로 생각하면 편할 듯 합니다. QR은 Qatar Real의 약자.


론니플래닛 중동편 카타르 장을 펼치면 가장 먼저 소개되는 '코니쉐(Coniche)'.
야자수가 줄지어 있는 해안도로로, 경치가 볼만합니다.


달려라 코니쉐~


'시내로 가주세요'라고 해서 택시가 내려준 카타르 'city center'. 이부근이 중심가랍니다


반경 5km 안에 공사중인 이런 고층 빌딩이 적어도 십수개.


코엑스 아셈타워만한 빌딩들이 줄지어 늘어서 있거나 건설중입니다. 그야말로 인공도시.


아시안게임 통제센터 쯤으로 보이는 건물.


이건 중동식 마천루인가..


재미있게 생긴 건물. 반달모양으로 휘어지는 해안가의 가장 안쪽 명당에 위치해 있길래 뭔가 했는데..



사막위에 볼만한 건 해안가와 빌딩밖에 없는지라, 여기도 꽤나 심심한 나라인 모양입니다. 길거리에 걸어다니는 사람은 우리 일행 외에는 한명도 보이질 않고, 어쩌다 가끔 중국인 건설 인력이 눈에 띄는 정도. 도로는 엄청나게 깔끔하고, 지나다니는 차들은 기본이 BMW입니다.


아프리카 길거리에서는 열렬히 환영(?)받다가 여기서는 무관심 일색이니 영 어색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하루 전만 해도 대접받고(?) 살았는데 여기서는 최하 빈민층이 된 느낌이랄까.



잘 정동된 차도와 야자수보도. 인적은 찾아볼 수 없음.


해안가.


어느덧 해가 뉘엿뉘엿 져 가네요


길거리에 버려져(?) 있는 재규어. 이정도 차는 흔하디 흔합니다


웃기게 생겼다며 비웃었던 이 빌딩이...


알고보니 쉐라톤 호텔;; 입구에서 얼쩡거리다가 검은양복 기도의 위엄에 압도당하여 후다닥 도망쳐 나옵니다.


둘다 HSBC빌딩.


시민공원 쯤으로 보이는 잔디와 벤치가 있는 공원.
쉐라톤 오른쪽에 있는데, 전망 좋은 명당은 철조망으로 가로막혀 있군요


건너편 Palm Tree Island로 운항하는 항구.


여기가 PalmTree Island인가 봅니다. 낮에만 왔어도 건너가보았을 텐데.


공원 전경.




결국 해가 지고 밤이 되었습니다.



깜깜해진 관계로 바깥 구경은 더이상 의미가 없어지고, 아까 택시가 내려주었던 시티센터로 향합니다. 까르푸를 포함한 거대한 쇼핑몰 아케이드입니다. 사람 찾아보기 힘든 이동네에서 그나마 인구가 밀집한 건물이라고 해야 하나...


마치 한국의 코엑스를 보는 듯한 느낌이 들어서, 도엑스(DOEX)라 명명해 주었습니다.



건물 중앙의 거대한 홀, 그리고 무려 아이스링크장. 중동에서는 오일머니로 불가능이란 없습니다.


아이스링크 정돈중..


시안게임 마스코트 쯤 되는 녀석인가 봅니다.


시티센터에 어서옵셔


중동 스타벅스의 포스


위에서 내려다본 입구


아디다스 매장. 가격은 뭐 역시나 후덜덜~


종합쇼핑몰 답게 메가박스틱한 영화관도 역시 존재.


중동의 맥도널드. 차마 맛은 보지 못했음.


베스킨라빈스를 이런 식으로도 파는군요.


아까 그 아이스링크에서 아마추어로 보이는 팀간의 경기가 펼쳐집니다.


천장 조형.



이곳의 까르푸에서 카타르의 어마어마한(?) 물가를 체험할 수 있었는데, 남방 한벌에 25QR (약 7천원), 청량음료 캔 하나에 겨우 1QR(270원)입니다. 아무리 대형할인몰이라지만 눈돌아갈 정도로 싼 가격들입니다. 공산품 생산은 전혀 하지 않으니 전부 수입품일텐데, 관세를 붙일 이유가 없으니 (보호할 자국 산업이 있어야..) 저렴할 만도 합니다. 돌아오는 길에 이용한 택시는 약 20분을 달렸는데 7QR(2천원)을 지불하였습니다.


은퇴하면 카타르에 와서 살아야겠다는 결심을 잠깐 해 봅니다 -_-a

시티센터 입구의 빌딩. 밤이라 조명빨로 잘나온 듯.


역시 조명빨 시티센터 입구 야경.


호텔 방에서 찍은 아까 그 거리.



10시 경 공항에서 콜업하러 온 리무진이 올때까지 뒹굴거리면서 놀다가, 12시 항공기를 타러 다시 공항으로 복귀합니다.

도하를 둘러보면서 느낀점
- 오일달러 돈지랄은 위대하다
- 더 수많은 마천루들은 아시안게임이 끝나면 뭘로 채우려나
- 거리에 사람이 없으니 유령도시같은 기분. 인구가 겨우 80만이랍니다.

겨우 10개의 게이트를 가진 공항규모를 보면 아직은 멀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지만, 오일 머니를 바탕으로 두바이와 같은 경제, 금융의 중심지로 거듭나려는 노력이 보이는 이곳 도하였습니다. 여기서 살면 기름값 걱정없이 싼 물가에 페라리도 마음놓고 굴릴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