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프리카 여행기 (1) - 인천에서 나이로비까지
(2006년 2월 24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제목은 거창하게 동아프리카 여행기로 써놨지만, 사실 발을 디뎌본 곳은 케냐와 탄자니아 두 곳 뿐이고, 그나마도 열흘 남짓하게 맛만 보고 온 수준입니다. 딱히 떠오르는 제목이 없어서 '동아프리카 여행기'라는 이름으로 올리려고 하니 혹시라도 낚이셨다는 기분이 드신다면 양해해 주시고..(__)
아프리카 하면 떠올릴 수 있는 갈만한 여행지로는 북부의 모로코나 이집트, 남부의 남아공 정도가 떠오릅니다만, 유럽쪽에서는 케냐를 중심으로 한 동아프리카 관광도 상당히 성행(?)하고 있습니다. 여행하는 기간동안 만난 백패커류 아시아인은 손에 꼽을 정도였고, 그나마 대부분 일본인들이었습니다. 아무튼 한국에서는 '아프리카'라는 이미지 때문에 기피 대상이지만, 나름대로 유명한 관광지라 할 수 있겠습니다.
그렇다면 왜 아프리카를 선택하였느냐.. 본래는 3~4일 정도 짧게 휴가를 내고 캄보디아 앙코르와트 정도나 다녀오려는 계획이었습니다만, DEW 형님의 '난 킬리만자로 가야지'라는 말 한마디에 상황이 급변해 버렸습니다. 갑자기 드넓은 사바나 초원과 높이 솟은 눈덮인 킬리만자로의 전경이 눈앞에 펼쳐지면서 정신이 아득해져 왔더랍니다..-_-
듀형이 보내준 모 여행사의 링크를 보니, 500만원 이상을 호가하는 다른 여행사와는 달리 200만원대 중반으로 나름 가격에 메리트도 있었기에, 결국 여행지를 선회했습니다. 현지 여행사와 컨택시켜주는 프로그램이라, 한국 가이드 따라 우루루 몰려갈 성격도 아닌 것 같아 마음에 들었구요. 아무튼 이걸로 저의 세번째 해외여행은 13일짜리 동아프리카 여행으로 결심했습니다.
왜 킬리만자로인가? 제가 등산을 즐겨 하느냐면 그건 절대 아닙니다. 가뜩이나 몸 움직이기도 귀찮아해서 동네 뒷산도 잘 안가고, MT로 수도없이 드나들었던 계룡산의 정상 한번 밟아본 적 없는 인간이 어떻게 해발 5895m를 올라갈 생각을 하게 되었는가.. 역시 21세기가 간절히 나를 원했기 때문 용필형님의 심금을 울리는 노래가 결정타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묻지마라 왜냐고 왜 그렇게 높은곳까지
오르려 애쓰는지 묻지를 마라
고독한 남자의 불타는 영혼을
아는 이 없으면 또 어떠리
서론이 길었네요. 캐논 A70에 1600*1200으로 마구 연사하며 찍어댄 사진들이니 사진 퀄리티는 대충 눈감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종종 같이가신 분의 SLR로 찍은 사진도 올려드리겠습니다 (__)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에서부터 여행은 시작됩니다.
삼성동 도심공항터미널 2층에서 인천공항으로 가는 리무진 버스 표를 구입합니다. 무려 13,000원 -_-
7시 반 버거킹 앞에서 만나기로 한 터라, 퇴근시간임을 고려해서 일찌감치 5:30 차를 탔습니다.
리무진 버스 표. 좌석지정이 없고 예매도 안됩니다.
짐에 짐표를 부착하고 버스에 올라탑니다..
어리버리하다보니 결국 맨 뒷자리 -_-;; 버스 내부 전경입니다.
정신없이 자다 일어나보니 어느새 인천공항이네요.
공항의 핸드폰 배터리 무료 충전 서비스 기기인데..
선을 안꽂고 무선으로 충전하는게 놀랍습니다 -_- 저만 몰랐던 건가..
우리를 나이로비까지 왕복시킬 4장의 항공권.
카타르항공 마일리지카드 등록지입니다.
나이로비까지 왕복하니 대충 일본 왕복 정도는 쌓이더군요.
ANA, 루프트한자 등과 제휴됩니다.
8시 항공권 티케팅 타임이 다가와서 우루루 줄을..
무언가 알 수 없는 아랍어들의 압박 -0-
중앙 한가운데 자리네요.
49번 게이트에서 보딩타임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우리를 도하까지 싣고 갈 카타르항공의 비행기.
보딩타임은 9시 50분이고 항공기 이륙은 10시 반이라, 남은 시간은 역시 면세점을 배회하며 보냈습니다. 아프리카의 따가운 햇살로부터 눈을 보호하기 위해 고글 분위기 나는 선글라스도 하나 구입해 주었습니다. VISA는 5% 추가 할인해 주는군요. 9시 반에 문을 닫아서 하마터면 못사고 나갈 뻔 했습니다.
아무튼 시간이 되어 항공기에 올랐습니다. 상하이 푸동 공항에 들러서 가기 때문인지는 몰라도, 사람 정말 없이 뒷자석 텅텅 비어 있습니다. 22:30 (한국시각)에 이륙하여 6:00(현지시각)에 도하 착륙 예정입니다. 도하와 나이로비 모두 시차는 한국보다 6시간 늦습니다.
개인좌석에 LCD가 붙어 있는 항공기입니다. 이거 있으면 갖고 놀면서 심심하진 않죠.
싱가폴항공 탔을 때 열심히 마리오 하던 기억이..
게임은 별거 없습니다. 심심해서 테트리스 돌리다가 한장.
첫번째 기내식 등장. 닭요리네요. 맛은 뭐 역시 기내식 맛 -_-
아랍 코크입니다. 꼬부랑 글자들의 압박이..
2시간 정도 걸려서 상해 푸동공항에 다가가고 있습니다..
푸동에서도 별로 승객이 없습니다. 1시간 정도 체류한 뒤 다시 이륙.. 텅텅 빈 좌석의 팔걸이를 제끼고 편하게 누워서 가시는 분들이 속출하기 시작합니다.
두번째 기내식 등장. 이번엔 비프요리를..
music album에 카니발이 있군요. 기타 한국앨범으로는 바다, 유진, god, 조용필 등이 있었던 걸로 기억.
한국시각으로 새벽 2시가 넘었는데도 잠이 안와서 하이네켄 하나를 청합니다.
한참 자고 있는데 깨우더니 아침을 주네요. 상하이 누들입니다.
슬슬 기내식이 꼴도 보기 싫어져 가고 있습니다...-0-
창밖 너머로 어렴풋하게 해가 뜨고 있습니다.
도하까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좀 더 해가 뜹니다..
드디어 도시 전경이 보이기 시작하네요. 황량~ 합니다.
공항이 작다보니 곧바로 연결되어 있지 못하고 버스로 이동합니다.
2006 도하 아시안게임 때문인지 공항 곳곳에는 공사가 한창입니다.
트랜짓으로 들어옵니다. 자그마하네요. 사진은 2층에서 찍은 면세점 전경입니다.
나이로비행 비행기를 기다리는 사람들이 우글우글합니다.
이동네 dvd도 크게 다르지는 않군요.
요즘 잘나가는 아랍 뮤직들?
낙타모양의 면세점 기념품입니다.
램프..도 파는군요;;
트랜짓에서 압박스러운 아랍 영어를 들으며 여러 정보를 얻은 후, 9시 30분 비행기를 기다립니다. 심심해서 옆에 앉아있던 (터키 놀러가는)일본인, (스리랑카에 휴양하러 가는)영국인들과 수다 좀 떨어주다가 보딩 타임이 되어 움직입니다. 9:30 경 이륙하여 14:30에 나이로비 도착 예정입니다. 이번 비행기에는 좌석 개인 LCD가 없었습니다.
카타르라면 오일 달러로 돈 좀 만진 중동 부국으로 알고 있는데, 공항 주변은 황량하기 이를데 없습니다. 고층빌딩들은 다들 어디로 가고 추레한 회반죽빛 저층 건물들만 보이는건지.. 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지요. 카타르 도하에는 돌아올 때 12시간의 스톱오버로 돌아볼 기회가 있었는데, 도하에 대한 자세한 설명은 그때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3번게이트에서 보딩타임을 기다리는 중..
역시 버스를 타고 이동합니다. 삽질중(?)인 아저씨들.
비행기에 오릅니다.. 이거 찍다가 공항떡대에게 혼났음 ㅠ.ㅠ
이륙을 하고..
도시 전경이 보입니다.
해안가 섬 모양이 인공적으로 보이네요.
4끼니 연속 기내식.. 몸이 썩어가는 기분입니다 -_-
마치 닭장에서 사육당하는 기분으로 꾸역꾸역 먹는데..
아니 이번건 의외로 맛있잖아!
구름이 산개해 있습니다.
구름 밑으로 아프리카 대륙이 보입니다.
아무것도 없는 드넓은 평원을 구름 그림자만이 덮고 있네요.
드디어 나이로비가 다가오고 있습니다...
재미없는 이동 기간의 사진들은 글 하나에 다 몰아서 올려버렸습니다.
다음날부터 나이로비에서 시작되는 본격적인 동아프리카 여행기가 시작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