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3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여행 다녀보신 분들은 아실 만한, 공항 건물을 벗어나자마자 느껴지는 그 광막한 느낌. 전혀 다른 생김새의 사람들 속에 스페인어가 모든 것을 지배하는 이 땅에 첫 발을 내디딘 소감은 한마디로 '정신없음'이었습니다. 공격적으로 들이대는 택시삐끼들에 그 말을 한 마디도 알아들을 수 없는 혼란까지..
미리 스페인어 공부를 아주 약간-_-해두어서, 숫자 정도는 귀에 들어오는 상태였습니다. 공항 밖으로 나가는 순간 택시비가 엄청나게 싸진다는 정보를 미리 입수해 돈 상태에서 빠른 걸음으로 공항을 벗어나는 도중... 귀찮게 묻는 택시삐끼들 중 갑자기 영어로 "twenty five"를 제안하는 기사가 있어서 냅다 낚였습니다.
리마에서는 하룻밤 묵을 생각이 없었고, 점심 먹고 시내 구경 잠깐 한 다음 오후 버스로 다음 목적지인 피스코(Pisco)로 이동할 계획입니다. 그리하여 리마의 첫 목적지는 페루식 생선회 요리 세비체(Ceviche)를 먹기 위해 미리 이름을 입수해 둔 식당으로 결정.
차창에 플레이보이 스티커를 붙여놓고 알 수 없는 노래를 흥얼거리는 택시기사.
마트인가 아닌가
심심해서 길가에 보이는 것들 마구 찍어대는 중
아직은 공항에서 시내로 나오는 고속도로
저렇게 생긴 미니밴들이 콜렉티보(Colectivo)라는 좀 저렴한 이동네 버스입니다.
정체불명의 기마동상
역시 없는곳이 없는 맥도널드. 1달러 = 3솔 로 대강 계산하시면 됩니다.
주택가를 지나...
역시 없는 곳이 없는 KFC까지
길가 야자수의 향연
역시 인구 800만의 대도시라, 크게 밀리지 않았음에도 시내 한가운데인 목적지까지 40분 정도 걸렸습니다. 창문을 여니 서울은 비교도 되지 않을 엄청난 매연이 코를 덮쳐옵니다.
도착지인 Av. Javier Prado와 Av. Petit Thouras의 교차지점에 도착하여 페루 돈 25솔을 내미니... 기사가 언제 내가 25솔이라고 했냐는 표정으로 25달러를 내놓으라고 하네요. 즉 페루 돈으로 환산하면 x3 해서 약 75솔... 제대로 단위 체크를 안한 제 잘못이기도 하지만 짜증나서 난 25솔밖에 못내겠다고 실갱이하다가 결국 70솔 내고 나왔습니다. 첫 날부터 일진이 좋지 않습니다 -_-
세비체(Ceviche)를 먹기 위해 방문한 이곳 식당 Punto Azul은 11시부터 영업 시작이랍니다. 현재시각 10시 40분이라 기다리면서 주변 사진들을 찍으며 시간을 보냅니다..
도로변에 서있으면 매연 끝내줍니다.
한국에서 겨울옷 갖춰입고 온 상태에서 초여름 햇살까지!
어색한 현대식 KPMG빌딩
Punto Azul은 리마에서 유명한 세비체 체인입니다. 4~5개의 분점이 있는데, Av. Javier Prado & Av. Petit Thouras인 이곳이 시내와 버스터미널에서 가장 가까운 관계로 여길 선택.
메뉴판을 봐도 뭐가 뭔지 알 수가... 스페인어의 향연
(다행히 제가 시켜먹을 메뉴 이름 정도는 이미 알아왔음)
식당이라기 보다는 바깥 테라스(!) 돌테이블에서 테이크아웃으로 앉아 먹는 패스트푸드점 분위기
초여름의 대낮
카운터(..)와 부엌 분위기
슬슬 사람들이 줄을 서기 시작합니다. 매표소에서 돈을 내고 카운터 가서 주문하는 방식.
제가 시킨 메뉴는 Ceviche Mixto... 일명 모듬회;;
정체불명의 생선살 + 새우 + 오징어인지문어인지 + 양파 + 고구마덩어리 + 옥수수알 조합
양이... 어마어마하게 많습니다
사이드로는 튀긴 옥수수알과 정체불명의 남미칠리소스
앞에 보이는 철창 건너 아주머니께서는
제가 주문한 모듬회에 같은 양의 생선튀김까지 두 접시를 혼자 다 비우시더이다..
세비체는 새콤달콤...이라기 보다는 신 맛이 강한 소스를 각종 생선회와 버무린 요리입니다. 처음에는 독특한 느낌에 꽤 만족스러웠는데, 이곳 식당 양이 워낙 많은데다가 세비체 맛이 좀 물리는 경향이 있어서 1/3 정도 남겨버리고 말았네요. 가서 한번 쯤은 먹어볼 만은 하겠지만 제 취향으로는 크게 추천하고 싶지 않은 맛입니다.
한 가지 특이했던 건 옥수수알이 엄청나게 크다는 것.. 사이드로 나온 옥수수알튀김도 먹을 만 했습니다.
대통령궁이 있는 Plaza Mayor로 가기 위해 택시를 잡습니다. 이동네 택시들은 미터기가 없는 대신 미리 가격을 흥정해서 타는 방식인데, 기사가 15솔을 부릅니다. 왠지 바가지같지만 오늘까지만 봐주기로-_-하고 그냥 탑승.
기아차 대리점과 그 앞을 지나는 티코의 묘한 조합. 리마엔 티코가 정말 많습니다.
신호 대기중에 갑자기 횡단보도에서 헤드스핀중인 괴인.
신호가 끝나자 유유히 도로를 건너감 -_-
어라 여긴 빨간불이 건너는신호인가 했으나 알고보니 다른곳과 동일함
그리하여 Plaza de Armas, 혹은 Plaza Mayor에 도착합니다. 도시의 중심지이자 대통령궁이 위치한 광장입니다. 역시나 관광객들로 득실득실..
광장에 야자수부터 exotic한 냄새가
유럽형 대성당같이 생긴 리마 대성당.
입장료 받길래 당연히(?) 안들어갔습니다
초여름 맑은하늘 아래 여유로운 광장 분위기
론리플래닛에 의하면 스페인 식민지풍(?)이라 불리우는 건물들
빛이 충만하니 어디서 어떻게 찍어도 잘나옴
폴형들이 길을 막고 있는걸 보니 저기가 분명 대통령궁
예전 보스턴 소잔치(?)할때 보던 소 모형이 여기에;;
대통령궁 정면
줌당겨서 봐도 썰렁합니다
바로 앞의 폴형 사진 한장
목적지인 버스터미널을 향해 센트로 거리를 따라 쭉 걸어 내려옵니다.
겨울옷 입고 강렬한 땡볕 아래 계속 걷는 뚜벅이 여행인생..
아르마스광장 남편의 식당가로 보이는 도보거리
저 만화 어디서 많이 본 그림첸데..
다시 차도변
여기도 차 어지간히 막힙니다..
은행이 보이길래 국제현금카드로 300솔 가량 인출.
500미터 가량 걸어 내려오면 산 마르틴 광장 (Plaza San Martin)이 나옵니다. 시몬 볼리바르와 함께 남미 독립의 중심이 되었던 산 마르틴 장군을 기리는 지명으로, 우리나라로 치면 이순신광장 정도의 네이밍이 되지 않을까 하네요.
아르마스 광장보다는 조금 작아 보이는 산 마르틴 광장
보이지는 않지만, 근엄해 보이는 오른쪽 건물 1층은 전부 상가입니다
산 마르틴 동상
크리스마스가 다가옵니다... 더워 죽겠구만 ㄱ-
동전이라도 줍는거니..
다시 남쪽으로.. 터미널까지 약 2~3km. 좀 덥긴 하지만 구경하는 셈 치고 걸어갑니다(나중에 대후회).
늘 그렇듯 이동네 공중화장실은 대부분 유료.
리마를 벗어나 피스코 도착까지 올리려고 했는데 의외로 사진이 많네요 (__)
일단 오늘은 여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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