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2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지도를 보며 '조금만 걸어가면 나오겠지'라고 생각했던 터미널이 아무리 걸어도 나오지 않자, 땡볕 아래의 겨울옷과 함께 고통의 도보가 된 리마 시내 보행.
이전의 대통령궁 앞 광장 앞에서부터 대략 이러한 코스를 따라 걸어내려 오게 됩니다... (밑에 1km 축적 참조)
시멘트형 멋대가리없는 리마 쉐라톤 호텔
널찍한 도로.
느낌이 벌써 exotic하지 않습니까
워싱턴 돌아다니면 흔히 보이는 로마형 건물이 뜬금없이 이동네에;;
느낌상 법원 쯤 되어보이네요
지나다니다 보면 여기저기 동상이 많음
계속 전진..
교통경찰이 저렇게 통안에 들어가 도로를 정리;; 참고로 통 광고는 잉카콜라입니다
걷자 걸어..
길건너 보이는게 터미널들. 페루 서부는 터미널이 회사별로 흩어져 있습니다.
얌전히 마지막 사진에 보이는 Flores 터미널로 갔으면 바로 목적지인 Pisco로 갈 수 있었을 텐데..
미리 준비해 둔 정보에 의하면 Soyuz라는 버스회사에서 Pisco로 간다는 말을 듣고 다른 터미널은 고려해 보지도 않았더니 그냥 지나쳐 버리고 30분 가량 더 걸었습니다 -_-
눈앞에 거대한 스타디움이..
대략 '국립 스타디움' 정도 되겠군요
자세히 보면 가운데 '태권도'라고 적혀있음 ㄷㄷ
국립구장에도 생활체육이 활성화되어있네요.
정말 자주 보이는 티코.
빨간 차는 마티즈 짭퉁으로 유명한 대륙제 체리99입니다.
스타디움 입구에서 뜬금없이 발견한 TAE GWON DO라는 문구의 유래는 알고보니 이런 사연이 있었습니다. 한번 쯤 읽어시보길...
어야둥둥 삽질 끝에 간신히 도착한 리마의 Soyuz 버스터미널.
건물 안으로 들어오니 좀 살 것 같습니다..
여기서 표를 끊고 - Pisco까지 25솔.
겉으로 보기엔 멀쩡한(?) 버스를 타러...
버스표. 괄호안 Mexico는 버스터미널 위치가 Av. Mexico에 있어서..
우리나라 좌석버스 (우등x) 스타일의 비좁은 버스 안
중간에 마트에서 구입한 생수인데.. 요상한 버터맛이 납니다
페루 서부 해안가를 따라 Panamericana라는 고속도로가 잘 닦여 있습니다. 직행은 거의 없고, Cruz Del Sur같은 좀 비싼 버스들은 3~4개의 도시만을 지나가지만 나머지 버스들은 가는데마다 정차하는 완행버스입니다 -_- (오래걸리는 이유가 있었어..) 대신 10~15분마다 버스가 출발하므로 버스시각이나 예약 등을 걱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오후 2시 출발. 목적지인 Pisco까지는 대략 3시간 반~4시간이 소요된다고 하네요.
분명 엄청나게 피곤한 상태여야 함에도 불구하고 잠이 오질 않아 창밖 풍경을 찍어대며 시간을 보냅니다.
알고보니 좌석이 맨 앞자리인지라 운전자석을 통해 한 장..
이런 험악한 지형이 계속 이어짐
석유라도 파내는걸까...
태평양입니다 +_+
오오 퍼시픽 오오
아무것도 없는 황야가 계속되다가...
가던 길에 있는 도시인 친차(Chincha) 터미널에 잠시 정차.
친차(Chincha)를 지나 아마도 다음 정거장이 목적지인 피스코(Pisco)였을진데, 갑자기 하염없이 잠이 쏟아집니다. 역시 올것이 왔구나... 하며 졸음과의 사투를 버리다가 문득 깨어보니 옆사람이 바뀌어있네요. 물어보니 피스코는 이미 지나갔다는 대답이...
허겁지겁 차장(기사 말고 표걷 돈받는 사람 따로 있음)에게 가서 이걸 어쩌냐고 물어보는데.. 역시나 차장은 영어를 할 줄 모르고 손짓 발짓 해가며 지나온거 어떡하냐고 발버둥을 쳐 봅니다 -_-
다행히 피스코 다음 기착지인 파라카스(Paracas)는 피스코에서 20분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았고, 일단 파라카스에 내려서 다음 일을 도모해 보기로 결정합니다.
이동네는 터미널도 없고 그냥 고속도로 변에 사람을 내려주네요 -_-;;;
그냥 고속도로변에 내려서...
뭘 어찌해야 되나 막막한 상태
다행히 영어가 아주 조금 통하는 현지인 한 분이 있어서, 길 건너 같은 버스를 타고 피스코에 내리면 된다는 꿀같은 정보를 얻고, 고속도로를 무단횡단-_-하여 소유즈 버스를 기다립니다. 10~15분마다 다니는 버스인지라 금방 탑승할 수 있었고, 눈물의 추가비용 2솔을 내고 20분을 달린 후 피스코 입성.
소유즈 버스의 경우 피스코 시내가 아닌 항구에 내려줍니다. 고로 시내로 가려면 택시를 타고 다시 피스코 시내로 이동해야 하는 과정이 필요한데.. 일반적으로는 피스코도 역시 고속도로변-_-에 내려주는게 끝이라고 하네요.
아무튼 그런 것들을 당시에는 알 리가 없으므로.. 날이 어두워져 깜깜한 와중에 황망한 정신상태에서 길가의 모터택시(오토바이 뒤에 이륜천막 연결해놓은... 일명 뚝뚝이, 나중에 소개)를 잡아 타고, 미리 알아둔 목적지인 Hostel San Isidro로 이동합니다.
출발전 회사근무+공항까지 8시간, 비행+트랜짓 33.5시간, 리마관광+버스이동 8.5시간 도합 50시간만에 드디어 저녁 7시에 숙소에 입성..
밤에 찍으니 그럴싸 해 보이는 숙소 전경
한없이 피곤하지만 짐 좀 풀고 정리하고 빨래도 하고 먼지도 털고...
무선랜 되는 호스텔이라 070전화기로 한국에도 전화도 하고...
호스텔 비용은 도미토리 25솔, 싱글룸 35솔, 싱글에 화장실이 딸린 방은 45솔입니다. 여행 이동의 피로가 한없이 누적된 상황이었던지라 무조건 화장실 딸린 싱글룸으로 정하고, 다음날 아침 바예스타 섬 투어까지 예약한 후에 10시 쯤 뻗어버렸습니다.
다음편부터 드디어(?) 제대로 된 남미의 자연 풍광이 펼쳐집니다..
'Travel > 2009 Latin America' 카테고리의 다른 글
| 남미 서부 여행기 (5) - Day02, 사막 속 오아시스 Huacachina (0) | 2014.06.07 |
|---|---|
| 남미 서부 여행기 (4) - Day02, 새똥의 천국 Islas Ballestas (0) | 2014.06.07 |
| 남미 서부 여행기 (2) - Day01, 지구 반대편 첫 방문지, 리마 (0) | 2014.06.06 |
| 남미 서부 여행기 (1) - Day00, 인천에서 리마까지 (0) | 2014.06.06 |
| 돌아왔습니다 (0) | 2014.06.06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