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5일에 작성된 글입니다)
말이 필요없는 The wonder of the world, 마추픽추(Machu Picchu)가 엎어지면 코닿을 거리에 있다고 생각하니 밤에 잠이... 잘만 왔지만 다행히 새벽 4시에 무사히 기상했습니다.
마추픽추 옆의 봉우리에 위치한 와이나픽추(Huaina Picchu)에 입장하려면 선착순 400명 안에 들어서 도장을 찍어야 하기 때문에, 이곳에 가려는 많은 여행객들이 5시 반 첫 버스를 타기 위해 일찌감치 줄을 서는 풍경이 벌어집니다.
4시 반에 왔더니 이미 앞에 사람들이 줄을...
슬슬 날이 밝기 시작하고, 제 뒤엔 줄이 길어질 뿐이고~
5시반 첫차 무사 탑승! 버스를 타고 20분간 꼬부랑 무포장 산길을 오릅니다.
도착하자마자 갑자기 비가 미친듯이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비옷도 우산도 없거늘 이게 무슨 봉변인가...
갑자기 하늘이 뻥 뚫려버리고..
그럼에도 꾸역꾸역 손님들을 실어 나르는 버스
왜 아무도 입장을 안하나..하고 봤더니 비 그치기를 기다리고 있었던 것이었습니다.
자비심없이(!) 앞장서서 입구를 통과!
그리고 눈앞에 나타난 마추픽추...
우비를 뒤집어쓰고 앞으로 앞으로... 저는 고어텍스 등산점퍼 하나로 그냥 버텼습니다 -_-
계단을 넘어가면...
갑자기 펼쳐진 고대 유적
오오 마추픽추 오오
해도 아직 뜨지 않았고 안개도 자욱한 상태
잠시 비를 피하기 위해 마추픽추 헛간(?) 안에서 버텨보다가... 살짝 약해지는 틈을 타서 와이나픽추 입구로 이동합니다.
와이나픽추로 ㄱㄱㄱ
비에 젖은 유적
계단을 오르고...
마주치자마자 길을 안내하는 유적견
곳곳에 진을 치고 있는 라마(혹은 야마) 무리
인터넷에선 L양짤방으로 자주 애용되는 그녀석입니다
와이나픽추 입구가 보입니다!
와이나픽추 오픈은 7시고, 비도 오고 해서 일단 옆 오두막에서 대기중
마추픽추 구경온 모녀
와이나픽추는 입구에서 (선착순 400명 찍어주는) 도장 받은 입장객들이 7시부터 입장할 수 있습니다. 저는 7번째로 입갤 입장... 다행히 7시쯤엔 비가 대충 그치기 시작했네요.
7시와 10시에만 오픈합니다. 산이 가파른 관계로 입장객 제한.
여기서 방문객 이름+여권번호 기록함
등산하는 기분으로...
좁고 가파른 계단길
안개에 싸인 저곳이 와이나픽추!
미칠듯한 안개구름세례
이건 아까 보던 것과 다른 녀석인듯..
돌계단들이 가파른데다가 비가 내려 미끌미끌하여 잘못하면 훅가는 경우가 생기기에 조심조심 오릅니다. 평소에 운동이라곤 담쌓고 지내다가 갑자기 등반을 하게 되니 힘든것은 당연지사, 숨을 헉헉거리며 몇계단 오르고 쉬고 오르고 쉬고를 반복하다가..
이거슨 문명의 흔적!
이런 곳에도 계단식 밭을 만드는 잉카 문명의 근성
까마득한 발밑으로 보이는 우루밤바 강
이런 동굴-_-도 통과해서
각종 감시탑과 성채를 넘어...
밑에 넓은 땅 놔두고 왜 여기까지 와서...
별의별 터널과 사다리까지 지나치면,
이곳이 정상!!
저보다 앞에 와 있던 이들이 총 다섯이니, 제가 오늘 여섯번째로 정상에 도달한 셈입니다. 7시에 출발하여 대략 7시 50분 쯤 정상을 밟은 듯 하네요. 중간에 비도 오다 말다 하고 길도 미끄러워서 그런데, 환경 좋을 때 웬만한 젊은 남자라면 40분 안에 오를 수 있을 듯.
오르긴 올랐으나 안개가 자욱한 관계로 시계(示界) 제로인 상황. 오르느라 지친 관계로 바위에 퍼져 누워있다가 사진이나 찍어댑니다.
저 꼬불꼬불한 길이 버스타고 올라온 길.. 저길 걸어오는 사람들이 있다는 ㄷㄷ
아찔한 산세
희미하게 보이는 마추픽추
뭐 제대로 보이는게 없습니다
..아까와는 다른 견공
최정상을 지키는 와이나픽추견
뜬금없이 도마뱀도 등장...
안개 좀 걷히고 풀샷을 찍어보고 싶은데...
보일락 말락 마추픽추
우루밤바 강. 계곡이 정말 깎아지를듯 하네요..
슬슬 내려와서 아래로 와보니 아까와는 다른 견공;; 많기도 합니다
정상에서 약 2시간여를 쉬고 사진도 찍고 하다가 슬슬 내려와봅니다. 나름 밑에 구축되어 있는 유적지도 구경할 겸... 와이나픽추라는 이름은 젊은(Huaina) 봉우리(Picchu)라는 뜻으로, 마추픽추는 늙은(Machu) 봉우리라네요.
드는 생각은 단 하나, 도대체 여기까지 길 닦고 밭 만들어서 뭐하려고 한건지... 인간 승리라고 하기엔 마음이 착잡해 지는 유적입니다 -_- 마추픽추만 해도 산꼭대기에 뭐하는 짓인가 했는데, 여긴 한술 더 뜨니 말입니다.
저 건축물의 돌덩어리들은 이곳에서 나지 않으므로 다 밑에서 실어온 것이라능..
정신이 혼미해지는 계단식 논밭
버스가 오르는 길 줌 당겨서 한장
픽추견의 위엄
그나마 안개 옅어졌을 때 재빨리 한장!
다음 타임에 와이나픽추 입장하는 사람들이 꾸역꾸역 보이기 시작
대강 시간이 10시 근방이 되어, 올라오는 길의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한쪽은 마추픽추로 돌아가는 길, 그리고 하나는 Great Cave라는 입맛당기는 이름의 이정표... 어디를 선택할 까 하다가 과감하게 동굴쪽으로 발길을 옮기는 데, 그것이 패착이었을 줄이야 -_-
금방 도착할 것 같은 느낌과는 달리 장장 40분을 오르락내리락 이동하여 본 광경은...
지옥으로 가는 길이었으니..
동굴 가자고 꼬시던 일본인 신혼여행객 부부..
뭔가 문명의 흔적이!
라지만 이게 전부 다였음 -_-
체력은 체력대로 낭비하고, 시간은 40분이나 날려먹고(왕복이니 x2 하면 1시간 반을!), 물은 다 떨어지고... 기진맥진한 상태에서 와이나픽추 입구로 돌아오니 어느덧 시간은 11시 40분이 되어 있었다는 슬픈 이야기. 순간의 선택이 여행을 좌우합니다...
떠나는 기차시각이 1시 반이니, 결국 본 여행지인 마추픽추는 제대로 보지도 못한 채 떠나게 생겼습니다.
다시 마추픽추 입장~
시계제로 안개는 여전한데..
관광객은 아까보다 엄청나게 증가했군요. 당연한 얘기지만..
저 봉우리를 올랐다가 왔단 말씀.
시간이 없어 헐레벌떡 되돌아가는 길
그래도 몇백년이 지났는데 참 보존이 잘 되어있는 듯 합니다.
낮이라 엄청난 수의 관광객들.
저곳이 사진찍는 포인트인 것 같지만 거기까지 갈 힘이 없어...
저 근성의 계단식 밭을 보십쇼
인간의 친구 라마
아듀 마추픽추! 다음번에 또 올 기회가 있을까...
제대로 구경도 못하고 20분만에 유적지를 주파하여 마추픽추 입구까지 도착. 언제 다시 제대로 볼 수 있는 기회가 있을런지.. (라지만 사실 별 미련은 없습니다)
나가는 길
여권용 기념 스탬프도 있습니다
쾅 찍어줌
내려가는 버스도 줄이 길군요
대충 기차시각엔 안전할 정도로 버스를 타고 마을로 되돌아갑니다.
유적지 관광이라기 보다는 그냥 등산에 가까웠던 비에 휩쓸린 한 동양 여행자의 슬픈 마추픽추 방문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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